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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피스트

피부미용학원 모의고사 후기

by Betruth 2020. 6. 3.

지난달 다니고 있는 피부미용학원에서의 모든 진도가 끝나서 학원 자체 시행하는 피부미용사 모의고사를 보게 되었다. 마흔 가까이 되는 나이에 보는 모의 테스트는 걱정이 많은 성격의 나에게는 꽤 마음에 부담이 컸다. 나는 4달 가까이되는 진도 과정 중 두번의 모의고사를 참관했었다. 참관하는 입장에서 모의고사 때 "제대로" 준비해온 수험자와 아닌 자의 구분은 확실하게 되었다. 여기서 준비라는 건 웨건, 옷차림, 머리스타일, 자세까지 포함하며 대체적으로 준비를 잘 해온 수험자의 모든것이 단정하고 깔끔해 보였다. 

100% 실제 시험을 보는 것과 같은 마음으로 준비해 주세요

강사의 말을 허투루 들은 사람들은 긴머리를 하나로 묶어 늘어트리거나 실핀이나 고정용 스프레이를 쓰지 않아 잔머리가 여기저기 흘러내렸다. 쓰레기통이라 불리우는 비닐봉투는 툭툭 떨어지거나 시장용 "비닐봉지"를 가져와 붙혀놓은 수험자도 있었다. 친한 친구에게 모델을 부탁한 경우에는 모델이 간지러움을 타서 다리관리 과정 자체를 웃으며 생략하는 경우도 있었고 전체적인 분위기도 굉장히 어수선해서 강사의 표정이 내내 굳어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내가 수험자로 보는 모의 테스트-시험을 보기 전 대략적인 시험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중요한 시간이기에 새벽부터 일어나 조심스럽게 옷매무새를 다지고 1,2,3과제를 손으로 연습했다.

머리를 하나로 묶어올려 스프레이로 바짝 당겨주고 머리망을 달아 고정해주었고 실핀으로 구석 구석 잔머리를 정리했다. 모델은 지인이 아니라 피잡이라는 카페에서 모의고사와 시험 모두 가능한 모델로 구했다. 지인이라면 오히려 더 신경쓰였을 여러가지 부분에서 경험있는 전문 모델과 함께함으로써 마음의 부담감을 덜 수 있었다. 모델은 시험장에서의 여러가지 팁들을 먼저 알려주었다. 강사의 표정은 시작부터 꽤 밝았고 모의고사 시간 내내 기분이 좋아보였다. 조금이라도 성의가 들어가지 않았다면 내가 꽤 튀었으리라 생각해보니 마음의 안도가 되었다.

학원 모의 고사는 나에 대한 피드백을 받는 중요한 시간

새벽 5시에 일어나 연습을 하고 9시반까지 학원에 도착 후 11부터 모의고사 시작, 오후 3시반까지 시험을 치른 후 오후 5시까지 피드백을 들었던 길고 긴 하루. 실제 시험시간의 두배가 넘는 긴 하루였다. 시험때보다 훨씬 더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그러나 강사의 피드백을 위해 열심히 달릴 수 밖에 없었다. 1,2,3과제를 수행하는 동안 나의 단점을 체크해주고 개선점을 알려주는 중요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 굽은 어깨가 내 발목을 잡았다. 전체적으로 자신감이 없어보이고 손동작도 소심해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선처리, 실수를 했을 때 당황하는 모습 보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대처하기 등 마음에 심어둘 사항이 좀 있었다.

시험 일주일을 앞두고 치른 피부미용사 학원 모의고사 시간. 지친마음으로 집으로 돌아가던 길 마음의 무거움을 느꼈다. 모의고사는 끝났고 본시험만 남았다. 모의고사때 전혀 실수하지 않은 부분에서 실수를 하게 될까봐, 또다른 예측하지 못한 부분에서 실수를 하게 될까봐 걱정이 앞섰다. 그래도 모의고사를 치뤘다는 마음의 짐에서는 벗어나 다른 학원 동기들에게 이런저런 팁을 줄 수가 있었다. 일주일이 남았다. 매일매일 석고, 모델링, 크림팩 연습그리고 허공에 손을 올려서라도 팔다리 관리 연습을 해야했다. 

석고가 너무 뜨거워요

모의고사가 끝난 후 모델이 나에게 한 하소연이 석고가 너무나 뜨거웠다는 것이다. 석고를 너무 도톰하게 바르는 버릇이 들어 내 가슴을 철렁하게 했다. 그와 동시에 내가 쓰는 석고 브랜드가 좀 뜨겁다는 댓글을 카페글에서 발견을 하게 되었다. 모델도, 강사도 지금와서 석고브랜드를 바꾸는 건 좀 무리가 있다고 말렸지만 아무리 얇게 발라도 자꾸만 석고브랜드를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결국 5키로를 주문하고야 말았다. 새로운 석고연습을 할 수 있는 시간은 고작 3일. 이 3일 안에 물양을 잘 계산해서 모델 얼굴에 얇게(특히 눈,볼,코 주위) 발라내어야 했다. 하루에 석고 1키로씩 쓰며 연습을 시작했다. 

시험 전날, 아무리해도 늘 반죽의 기복이 생기는듯하여 베스트 물양을 계산하기 시작했다. 고무팩이랑 석고팩은 브랜드마다 요구되는 물양이 조금씩 다르다하여 석고 한 스쿱당 물 20ml, 고무팩 한 스쿱당 물 40ml 기준을 잡았는데 운좋게도 이 물양이 꽤 괜찮았다. 물병을 두개 준비해서 고무/석고용 물병과 효소 및 기타 러빙용 물병을 따로 챙겼고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시험후기가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