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과제가 끝나면 10분간의 2과제 세팅시간이 주어진다. 그동안 모델은 화장실에 다녀오며 해면볼의 물과 쓰레기통을 버려준다. 석고마스크는 따로 구분해서 버려주어야 한다. 어쨌든 이 10분간의 시간이 마치 1분처럼 느껴진다는건 처음 알았다. 무조건 1과제 준비물을 캐리어에 때려넣고 미친듯이 준비하고 모델 베드세팅까지 마칠 수가 있다. 나는 늦는 편이어서 감독관이 빨리 해달라고 안내를 했다 ㅠㅠ. 지금와서 드는 생각은 처음 1과제 준비시 빨간 바구니에 2과제용 준비물을 모두 꺼내놓았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2과제는 팔다리 관리. 무언가 알 수 없는 불길한 느낌은 왜 드는 것이었을까. 긴장한데다 자신없는 몸을 움직여야하는 관리여서 동작을 크게크게 하는 것 외에는 생각이 없었다. 학원에서 연습할때는 오히려 시간이 약간 오버되었는데 긴장때문이지 동작이 자꾸만 빨라져 시간이 많이 남았다. 이때 당황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동작들을 이어나가서 5분공지에 맞춰야 했다. 팩에 온습포를 쓰는 만행을 저지른 나는 다리용 온습포가 없자 멍해지기 시작했다. 당황하지 않고 건습포 앞뒤로 두번씩 닦아줬지만 당황한 티가 많이 났으리라 예상한다. 실수의 커다란 나비효과이다. 제모는 무리없이 바르고 무리없이 뜯어내었지만 실수에 대한 생각이 머리에 계속 맴돌았다.
3과제는 림프. 림프자세가 좋다는 강사의 칭찬을 들어서 여기에서라도 만회를 해보자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황청심환 류의 약을 오전에 먹어서인지 손에 땀은 계속 났지만 모의고사 때처럼 손이 떨리지는 않았다. 한손 한손 위치를 생각해 자리를 잡고 림프마사지를 시행했다. 이때도 얼굴을 들이밀고 지켜보는 감독관을 신경쓰지 않고 순서만을 생각해야했다. 최대한 두팔을 벌리고 자세를 바르게 하는 것을 의식하며 15분을 진행했다.
끝.드디어 끝이었다.
피로감과 실수에 대한 후회가 떠올라 허무했다. 화장실이 가고싶을까봐 물자체를 마시지 않았는데 극심한 갈증도 올라왔다. 차에 타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고 창가에 머리를 기대 아무말도 하지 않고 집까지 왔다. 집에와서 점심을 대충 먹고 낮잠을 잤다. 오전시험이 좋은게 시험을 보고 집에와도 점심시간이라서 시간적 여유가 많았다. 오후 시험을 보는 분들도 일찍 일어나 준비하는건 마찬가지라서 조금 더 오래 긴장하지 않을까 싶다. 실수에 대한 부끄러움과 후회가 아직도 마음에 걸려있지만 발표를 앞둔 지금 오히려 마음을 비우고 싶다.
시험 한번을 치루었다는 것은 굉장한 도움이며 경험이다. 내몸과 머리가 전 과정을 한번 경험했기 때문에 재시험을 치루게 된다면 조금 더 차분하게 진행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시험을 앞두고 이글을 읽는 분들이 계시다면 1회 시험을 치른 경험자로서 할 수 있는 팁들은 아래와 같다.
* 석고와 모델링팩은 물양을 계산해서 가는 것이 편하다
* 2과제 세팅 시간은 무지하게 짧다. 1과제 준비하고 남는 시간동안 2과제 준비물을 바구니에 넣어 시간을 아끼자.
* 2과제 세팅시간에 온장고 체크해서 습포 모자라지 않는지 체크하기.
* 타이머보는 연습을 미리 미리 진행해서 시험때도 익숙하게 시간 체크하기.
* 시선처리는 무조건 모델. 주변을 둘러보거나 힐끗힐끗 쳐다보지 않기.
* 많이 긴장하는 분들은 우황청심환 류의 안정제 미리 챙겨먹기.
* 가능하다면 시험모델 상대로 1-3회 이상 연습하기
감독관의 눈길을 끄는 사람들은 분명 있다.
감독관들마다 스타일이 다르겠지만 모든 과정에서 감독관은 나를 지켜본다. 그러나 슬쩍 보고 가는 경우는 내가 좀 자신있었던 부분이었고 유심히 오래 지켜보는 경우는 내가 조금이라도 머뭇거리고 헤멜때 였었다. 소리가 너무 크다던지, 머뭇 머뭇거리는 습관을 줄여보는 것, 실수를 하더라도 아주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습관을 연습하는 것이 가장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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